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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30 17:09
[판례] 근로자가 퇴직후 이미 발생한 과거의 임금채권을 포기하는 것은 현저한 합리성을 결하였음을 근로자가 증명하지 않는 이상 그 유효성을 인정하여야 한다(청주지판 2013.01.15, 2012나3204).
 글쓴이 : 노무법인대양
조회 : 1,581  
【요 지】

  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임금전액불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바,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는 그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대등한 관계라고 보기 어려운 점, 근로자의 임금 채권 포기를 서로 대등한 사인들 사이의 문제로서 일반 사법관계로 규율할 경우 실질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에 의하여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점,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에 나타난 근로자 생활보장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의 임금 채권 포기는 당해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객관적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위와 같은 사정의 존재는 사용자가 증명하도록 함이 상당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의 전제인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실질적 불평등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사실상 해소된다고 할 것인바, 근로자가 퇴직 후 기존 사용자와 사이에 이미 발생한 과거의 임금 채권을 포기하는 것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지 않는 이상 그 유효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 경우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 청주지방법원 제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2나3204 임금
  * 원고, 항소인 : ○○○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항공
  * 제1심판결 : 청주지방법원 2012.5.29. 선고 2011가소70132 판결
  * 변론종결 : 2012.12.11.
  * 판결선고 : 2013.01.15.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268,13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5.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8.5.26. 피고 회사(변경 전 상호 : 주식회사 ○○항공)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피고 회사가 경영난으로 인하여 2008.8.경부터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2008.10.18.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2008.12.18.경 휴업신고를 하기에 이르자, 2009.5.1.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2009.8.28. ○○창업투자 주식회사(이후 ○○종합투자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창업투자’라 한다)와 사이에 ○○창업투자가 피고 회사를 대금 15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인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09.8.3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회합***호로 회생 신청을 하여, 2009.9.24.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2010.3.5. ○○창업투자가 피고 회사를 인수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이 인가되었으며, 2010.4.29. 회생절차가 종결되었다.
  라. 원고는 2009.11.27.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불임금 중 일부에 관한 체당금으로 4,500,000원을 지급받은 후, 2010.1.3. 피고와 사이에 체불임금에 관하여 아래<생략>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마.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국민연금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위 납부금 1,747,570원을 납부한 후, 2010.4.6. 원고에게 위 지급금 6,491,870원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 지급액 4,500,000원 및 위 납부금 1,747,570원을 뺀 나머지 244,300원(=6,491,870원 - 4,500,000원 - 1,747,570원)을 지급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합의 중 원고의 체불임금 일부를 포기하는 약정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나) 이 사건 합의는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가 종결될 경우 원고를 재고용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인데, 피고 회사가 2010.4.29. 회생절차가 종결되었음에도 원고를 재고용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조건 불성취로 무효가 되었다.
  (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회생절차가 종결될 경우 재고용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합의에 응하면 재고용이 보장될 것이라고 착오를 일으키게 유발하였고, 이에 원고는 이미 피고 회사를 퇴직한 상태에서 피고가 재고용을 보장하지 아니하였다면 체불임금의 절반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사건 합의에 응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음에도,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언동에 따라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재고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착오를 일으켜 피고와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원고의 착오는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피고에 의하여 유발된 것이므로, 원고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취소한다.
  (라)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체불임금 6,268,130원(= 12,760,000원 - 6,491,8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는 피고 회사를 퇴직한 후에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피고와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합의는 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합의 당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를 재고용하기로 약정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정한 바 없다.
  (다) 원고가 주장하는 재고용의 문제는 원고의 단순한 기대에 불과할 뿐이고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이를 보장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합의의 내용에 관하여 원고에게 취소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착오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6,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 회사의 경영난이 계속 가중되어 가자, 피고 회사의 경영진은 인수합병(M&A) 및 회생절차를 준비하면서 소속 근로자들에게 일단 퇴직하여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피고 회사의 경영이 다시 정상화되기를 기다려 보라고 권유하였고, 이에 원고를 포함한 300여 명의 근로자들이 2009.6.을 전후하여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2) 피고가 2009.8.28. ○○창업투자와 체결한 이 사건 인수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생략>와 같다.
  (3) 피고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관리인으로 피고 회사의 전무이사였던 ◇◇◇가 선임되었는데, ◇◇◇와 피고 회사의 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퇴직자들에게 이 사건 인수계약에서 정한 위 기준에 따라 체불임금에 관한 합의를 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체불임금의 50% 정도를 포기해 주면 회생계획이 인가될 것이고 그에 따라 피고 회사의 경영이 다시 정상화되면 개별적으로 재취업의사를 확인하여 빠른 시일 내에 재고용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였는데, 그 중 ◇◇◇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피고 회사의 카페에 게시한 글의 내용은 아래<생략>와 같다.
  (4) 피고 회사는 회생계획이 인가되어 2010.4.29. 회생절차가 종결되었으나, 이후 일반적인 채용공고를 하는 외에 퇴직자들을 상대로 직접 개별적으로 재취업의사를 묻거나 확인하지는 않았고, 경력직원 채용과정에서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따로 재고용의 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았으며, 기존 퇴직자들 중 약 80명만을 선별적으로 재고용하고, 나머지 인력은 다른 항공사 출신의 경력자들을 채용하거나 신규채용을 통하여 충원하였다.

  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임금전액불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바,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는 그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대등한 관계라고 보기 어려운 점, 근로자의 임금 채권 포기를 서로 대등한 사인들 사이의 문제로서 일반 사법관계로 규율할 경우 실질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에 의하여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점,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에 나타난 근로자 생활보장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의 임금 채권 포기는 당해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객관적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위와 같은 사정의 존재는 사용자가 증명하도록 함이 상당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의 전제인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실질적 불평등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사실상 해소된다고 할 것인바, 근로자가 퇴직 후 기존 사용자와 사이에 이미 발생한 과거의 임금 채권을 포기하는 것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지 않는 이상 그 유효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 경우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합의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 피고와 사이에 체결된 것인데, 아래에서 보게 되는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에게 재고용을 약정하였다거나 이를 조건으로 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리고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조사위원이 2009.12.14.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작성․제출한 수정조사보고서상,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의 임금 채권은 공익채권에 해당하는데, 2009.9.24.을 기준으로 하여 피고 회사의 공익채무는 총 2,253,818,675원으로, 회생절차가 진행될 경우 위 채무 중 변제가능금액의 현재가치는 70,240,302원, 변제율은 3.1%인 반면, 회생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파산하는 경우의 배당예상금액은 46,032,771원, 배당률은 2.0%이어서, 회생절차에 의한 변제율이 1.1%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심 증인 ●●●의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첫째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법률행위에 있어서의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고, 따라서 조건의사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10.27. 선고 2000다30349 판결 참조).
  (나) ○○창업투자가 2009.8.28.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 회사의 운항 중단일(2008.10.18.) 이후에 퇴직한 근로자들(원고도 이에 포함된다)을 우선적으로 재고용하여 3년간 고용을 보장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와 회사 관계자들이 회생계획이 인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퇴직자들에게 이 사건 인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체불임금의 50% 정도를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가 종결되어 경영이 다시 정상화되면 개별적으로 재취업의사를 확인하여 빠른 시일 내에 재고용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인수계약은 피고와 ○○창업투자 사이에 체결된 것이어서 그 중 재고용 보장에 관한 약정의 효력이 직접 원고를 포함한 퇴직자들에게 미친다고 할 수는 없고, 이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합의의 내용과 결부시키기도 어려운 점, ◇◇◇와 회사 관계자들이 퇴직자들에게 위와 같이 언급한 내용은 향후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가 종결되어 경영이 정상화되면 재고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어서, 이를 두고 퇴직자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재고용 보장의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합의의 합의서에 원고의 재고용에 관한 약정이 명시적으로 포함된 바 없고 조건으로 명시된 바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에서 든 사실이나 당심 증인 ●●●의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가 종결되어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원고를 재고용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거나 이와 같은 원고의 재고용을 이 사건 합의의 조건으로 하는 데 쌍방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추인하거나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둘째 주장도 이유 없다.
  (3) 셋째 주장에 대한 판단
  민법 제109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표의자의 인식과 그 대조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하므로, 표의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이 미필적임을 알아 그 발생을 예기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표의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는 없다(대법원 1972.3.28. 선고 71다2193 판결, 2010.5.27. 선고 2009다94841 판결, 2011.6.9. 선고 2010다99798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합의 당시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가 종결되어 경영이 정상화되면 원고를 포함한 퇴직자들의 재고용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하였을 뿐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합의 당시 피고 회사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재고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굳게 믿고 이 사건 합의를 하였다가 이후 재고용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더라도, 이는 원고의 인식과 그 대조사실이 어긋난 경우가 아니라 원고의 미필적 인식에 기초한 재고용의 기대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관하여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었다거나, 피고가 그와 같은 착오를 유발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셋째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이다. 그런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영욱
  판사 김수정
  판사 박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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